Better Days Institute
Ondol 1
Ondol 2
 
  • Interview: Na Kim

    Graphic magazines curatorial voice is quite distinct. One that even some could say objectively, may not be of great interest to Korean audiences. Do you have any voice in the curatorial or editorial decisions that are made at the magazine?

    그래픽 매거진의 기획 의도는 매우 명확합니다. 객관적으로 말 할 수 있는 어떠한 것이 한국독자들에게 흥미롭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의도 하에 기획하거나 편집한 결과를 매거진으로 만드십니까?

    <그래픽>은 기획 방식과 제작 과정에서는 독립 잡지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그 포멧과 유통 방식에 있어서는 대중 잡지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그래픽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제작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한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네덜란드에 작업실을 두면서 진행하는 비중있는 한국 프로젝트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래픽>은 많은 측면에서 경계에 서 있습니다.

    독립 잡지로 비춰지는 부분에서 <그래픽>의 유리한 점은, 대중 잡지에서 다루기 어려운 자율적인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생산 과정에서 적은 인원이 관여하므로  주제 선정과 실제 제작의 많은 결정들이 독립적이고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그래픽>의 큰 에너지가 됩니다. 제가 합류하게 된 <그래픽> 9호부터, 2개국어로 전환하여 그러한 모습이 뚜렷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그래픽>에서 다루었던 국내 디자인 주변부에 대한 기획에 익숙해 있던 독자들에게는 잡지의 색깔이 다소 생소해졌음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그래픽>의 방향은 국적을 기반으로 한 특정 독자층을 만족시키는 정보적인 성격의 잡지보다는 디자이너가 스스로 기획하여 실질적인 현재 디자인 문화의 흐름을 거짓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자기관찰적인 측면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출판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 시각의 확장은 필수적입니다. 오히려 국내 디자인의 현상을 이해하는데는 글로벌한 범위가 스스로를 비춰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현재 한국의 디자인계는 과도기의 급변하는 에너지가 있어서 그 맥락을 공유, 유통할 수 있는 좋은 지역적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한국의 디자인과 디자이너들을 각 이슈의 맥락 안에서 함께 소개하는 방향도 유지하고 있어서, 국내와 해외의 쌍방향 소통에도 여전히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래픽>의 기획 방향은 기존 <그래픽>의 컨텐츠 생산 방식⎯원테마/원이슈, 인터뷰 기반의 컨텐츠⎯에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한 이슈에서 다양한 내용의 정보적 기사를 다루기보다는 한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관련있는 디자이너와 직접적인 인터뷰로 내용을 꾸려 나갑니다. 자연스럽게 <그래픽>은 그 주제에 대하여 에디토리얼 상의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통해 열려있는 시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간혹 무책임하다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만, <그래픽>에서 주제를 선정하고 디자이너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기획의도는 충분히 보여진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열린 기획이 다양한 담론을 생성하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As an editorial designer, designing in two languages at once, the practical limitations of having to double the text every time for every spread seems daunting. What are some of the challenges you have faced in creating a seamless bi-lingual publication?

    편집디자이너로서 한 번에 두 가지 언어로 모든 페이지에서 반으로 나누어진 페이지 구성으로 디자인을 할 때 한계점들이 생깁니다. 양방향의 언어를 가지고 원활한 출판물을 만들 때 직면한 어려움이 있다면 어떠한 것입니까?

    두 개 언어 이상의 텍스트를 다루는 것은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습니다. 자국의 언어와 영어를 공용하는 것이 출판물의 유통과 독자층을 넓히는 데 큰 몫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위스나 벨기에 같은 나라의 경우에는 자국 내의 공용어가 세 개 이상 되기 때문에 다양한 언어를 함께 표기하는 그래픽은 일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이 곳의 출판물을 접하면, 언어의 분리와 페이지 구성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 이 점이 상당히 생소하지만, 페이지 안에서 텍스트의 기능적 구성에 대한 성찰은 언어의 구분에서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기본적인 편집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말하자면, 오히려 편집 디자인에 더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언어 자체의 문제를 살펴본다면, 한국어의 형태상 특성은 로만 알파벳과 함께 사용되었을 때 간과할 수 없는 어려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어 뿐만이 아니라, 로만 알파벳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에는 항상 고려되어야 하는 점입니다. 가까운 예로 동아시아 국가의 일본어와 중국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는 많이 익숙한 언어이고, 로만 알파벳에 비해 글꼴 사각형을 기본으로 이루어져 글자의 높이가 어느정도 일률적이라는 점에서 한글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처음 <그래픽>의 페이지 배열에 대해서 고민할 때 일본어와 중국어가 영어와 함께 사용된 책들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많은 출판물에서 줄글을 짜는데 행간을 영문과 같은 높이로 맞추는 것이 난점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중국어의 경우에는 회색도에서도 영문과 차이가 많이 나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 자국어 텍스트와 영문 텍스트에는 확연히 다른 페이지 디자인을 적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에, <그래픽>의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같은 내용의 컨텐츠는 언어에 상관없이 페이지 디자인 안에서도 비슷한 구성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글과 영문에서 적용되는 각각의 규칙들을 서로 어느 정도 양보해야 했고, 그 점을 보안하기 위해 이미지와 텍스트의 구분 그리고 한글과 영문 서체의 선택과 행간의 폭을 결정하는 데 신중을 기했습니다.

    It seems with every issue, there are a few new things we can come to expect in terms of design, layout and content. Have you been afforded some freedom for experimentation in this process? Have you ever tried anything totally unconventional? Have you ever had to restrain yourself from going too far?

    매번의 이슈에 따라 레이아웃과 콘텐츠의 몇 가지 새로운 디자인 조건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실험을 위한 자유가 있습니까? 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시도 한 적이 있습니까? 스스로의 과도한 실험을 억제한 적이 있습니까?

    <그래픽>의 편집디자인은 자기 대변적인 디자인입니다. 디자이너가 처음 기획부터 참여하고, 매번 한가지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이 점을 분명히 하기에 용이합니다. 처음 그래픽 디자인 요소를 미리 염두해 두고 컨텐츠에 어울리게 조합하기 보다는 컨텐츠에 대한 소화를 해 가면서 디자인 요소를 설정해 나갑니다. 이 과정은 이슈를 결정하는 초기 단계부터 함께 진행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디자인의 구성이 기획의 방향을 조율하고 표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래픽>에서는 이러한 결정에 큰 자유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래픽> 11호, 디자인 전시의 개념들 이슈에서는 <그래픽>의 잡지 형식 이전에 ‘전시를 다루는 책’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슈에서 다루어질 열 두 전시를 소개하는 가상의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그래서 11호는 결국 그 가상의 전시를 다루는 도록으로 기능하도록 기획되었고, 이 전시의 내용은 11호에서 다루는 전시의 공간을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한 일러스트레이터를 섭외하여 각 전시의 공간의 드로잉을 요청했고, 그의 일러스트레이션은 포스터로 제작되어 실제 갤러리 공간에서 전시가 되었습니다. 디자인 전시의 개념을 다루고자, 새로운 전시를 구상하고 그 도록으로서의 결과물이 디자인 전시를 다루는 이슈, <그래픽> 11호가 되었던 경우입니다.

    그러나 기획의 컨셉과 디자인에 너무 큰 의미를 둔 나머지 잡지의 구성이 디자인으로 인해 너무 불친절해지지 않도록 염두하는 편입니다. 이 점은 에디터와의 대화를 통해 많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중적인 독자를 염두하는 잡지는 아니지만, 어떤 미지의 독자를 위한 소통로는 열어두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 의식적으로 실험을 억제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언제나 가능성을 온전히 열어두되, 독자에 대한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려합니다. 이 부분의 조율이 매우 중요합니다.

    You are in the unique position of art directing what to our knowledge is, the only Korean design publication to have some presence outside of the physical borders of South Korea. Are you often conscious of this situation and if so, has it influenced the way you work? And the type of design you do?

    해외에 알려진 한국 출판물을 디렉팅하는 사람으로는 영나씨가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자주 의식을 하게 되는지, 만약 그렇다면 일하는 방식과 디자인하는 방식에 그것이 영향을 끼치게 됩니까?

    해외에서 유통되는 한국의 출판물이라는 점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습니다. <그래픽>이 최근에 해외에서도 좋은 평을 얻고 있어서 주목받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독립 출판물을 중심으로 국내와 해외의 출판 시장의 공유는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제 개인 작업의 출판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저는 유럽에서의 반응을 더 가깝게 느끼기 때문에, 출판되는 곳이나 제가 직접 작업하는 곳의 장소성에 대한 인식은 덜하게 됩니다. 다만 이런 경우 안타까운 점은, 한국 출판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의 객관적인 반응을 살피기 다소 어렵고, 한국과 유럽에 책이 유통되는 시간 차가 있기 때문에 잡지 매 이슈에 대한 완결성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또 <그래픽>의 경우에는 몇 번의 시도 후에는 원활한 과정이 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원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디자이너가 인쇄 제책 과정을 완벽하게 컨트롤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픽>이 한국의 출판물이기는 하나, 기획과 제책에 대한 아이디어는 현지에서 많이 얻는 편이라 장점도 많습니다. 기획과 섭외에 대한 현지 디자이너들과의 빠른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디자인의 세부적인 가능성도 현지의 인쇄 프로세스와 비교하여 한국에서 제작할 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Do you have a vision for Graphic, either in terms of design, content, or themes that has yet to be actualized? And if so, what have been the boundaries?

    그래픽매거진에서 아직 실현시키지 못한 디자인, 콘텐츠, 또는 주제가 있다면 어떠한 경계에 있는 것들 입니까?

    제가 참여한 지난 2년 동안 대부분의 이슈에서 그래픽 디자인의 세부적인 내용을 다뤘습니다. 앞으로는 그래픽 디자인과 다른 분야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유럽의 디자인을 조망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그 부분에서도 좀 더 범위를 넓히고자 합니다.

    You are in a unique position through your relationship with this magazine of being a sort of hub in some ways. You are the one person connecting a great many designers, schools, and organizations to Korea, outside of Korea and within Korea. Was this the sort of situation you had ever imagined when taking this position? How has it affected the way you live your life?

    영나씨의 위치는 그래픽지와의 관계를 통해 어떠한 일종의 허브와 같은 존재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영나씨는 많은 유명디자이너들, 학교들, 그리고 한국의 기간들, 한국의 안과 밖으로 연계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유형의 역할이 당신이 상상하던 것 입니까? 영나씨의 삶의 방식에 있어 어떠한 영향을 끼친 것이 있다면 어떠한 것 입니까?

    <그래픽>은 우연한 기회에 함께 하게 된 경우라서, 그 과정과 현재의 상황을 예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픽> 측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함께 협업을 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 밖의 상황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픽>에서 의도적으로 해외 유통을 염두해 두었다기 보다는 타이포공방의 한국 전시를 다루는 이슈가 인연이 되어서 저와 함께 일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한영 체제로 바뀌고,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 유통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저와 그래픽, 그리고 한국의 독자들도, 또 이 곳에서 저와 관계를 갖고 잡지에서 다뤄지게 되는 디자이너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생각됩니다.

    이러한 역할에 대해 문화 교류자나 교육자, 혹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책임감에 비중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 디자인 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에서 출발한 맥락을 어떤 체계를 통해 담론을 형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판이 벌어질 수 있는 촉매와 같은 역할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에 대한 장점은, 미디어가 갖는 저널리즘의 생리를 경험할 수 있는 점도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는 동료 디자이너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입니다. 기획 과정에서 작업에 대한 의견 교환은,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인터뷰와 작업 이미지와는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다니.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생각들, 인터뷰 도중의 잡담, 심지어 각자의 데이터 관리 방식, 이메일 소통 스타일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단상들을 불러 옵니다.

    디자이너로서 의뢰받는 일 외에 개인 작업에 대한 갈증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터라, 컨텐츠 생산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픽> 작업은 이런 점에서 중간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잡지의 기획과 함께 그를 대변하는 디자인을 완성하는 일은 무척 매력적인 작업입니다. 하지만 또 넓게 본다면, 디자이너로서 같은 분야의 작업을 섭외하고 어떤 기획으로 묶는 작업은 직접 생산자의 위치에서 멀어지기 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작가가 아닌 큐레이터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위치에서는 개인 작업에 몰두하기에 어려움도 있습니다만,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은 계속 해 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디자이너 리처드 홀리스가 강연 중에 지나가는 이야기로 ‘좋은 디자이너가 되려면 가르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했던 이야기는 아니였고, 누군가가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 주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스스로에 대한 기준을 높게 적용해서 더 나은 작업을 하려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그래픽> 작업을 시작하고 잡지가 인지도를 얻게되면서 매번 안주하기 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내고자 하는 욕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One of the unique challenges in a bi-lingual publication is typesetting in two languages. Has this proven difficult for you? Has one process informed the other? If you could change one thing about this process, what would it be?

    두 가지 언어의 출판물을 위해 두 가지의 타입세팅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어떠한 것입니까? 이런 작업 과정에서 다른 점이 있습니까? 작업과정에서 바꿀 수 있는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s a Korean designer working both abroad and within Korea at any given moment, while also working on a very international publication, the opportunities for collaboration have been plentiful. Have any of these collaborations changed your processes or the way you think about design? Have there been any challenges?

    한국 디자이너로서 해외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일을 할 때 또한 국제적인 출판물 작업을 할 때 협업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렇게 협업을 할 때 작업방식이나 디자인에 관한 생각이 바뀐 것이 있습니까? 어떠한 실험이 있었습니까?

    먼저 아카데믹한 과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실무 경험과 실제 독립적인 디자이너로 경험하는 프로젝트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학교 시스템 안에서 경험했던 실무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교육적인 목적이 저변에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의 경험과 튜터들의 조언이 자연스럽게 그 과정에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졸업 이후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결 해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서는, 상당 부분 해외의 프로젝트도 한국의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과정상의 특별한 점을 발견하긴 어려웠습니다. 흥미롭지 않은 일들도 많고,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줘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디든 비슷하다는 것이죠. 흥미로운 일의 비율과 취향에 대한 문제이지, 우리가 꿈꾸는 완벽한 디자이너의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점이지만, 프로젝트의 일정과 협업 과정에서의 의견 교환은 예전 한국에서의 경험과는 충분히 비교해 볼 만 합니다. 상당히 넉넉한 기간 동안 일을 수주하고 계획하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와 의견이 맞지 않더라도, 여러가지 우회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문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생깁니다. 또, 여러가지 프로젝트 과정에서 협업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서, 프로젝트에 관계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방향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많은 부분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려고 했던 문제들에 대해,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알아가고 탐색하면서, 느슨한 협업자로 발전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습니다.

    Korea’s current education infrastructure lacks at this point in time, several design specific programs and opportunities, like Werkplaats Typografie or the Jan van Eyck Academie for research. Along with these types of programs, what other elements could make for an improved educational system? What are the current flaws you see in the Korean design education system?

    현재 한국의 교육은 WT나 얀 반 에이크 같은 다양한 디자인 교육프로그램이나 기회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교육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개선시켜야 하는 교육시스템이 있습니까? 한국 디자인 교육의 결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국의 교육에 대한 문제는 교육기관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에 대한 문제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거대 담론으로 들어갈수록 방향을 잃고 맙니다. 다만 네덜란드와 디자인 교육으로 비교 범위를 좁힌다면, 한국의 경우 학제와 실무의 분절이 큰 문제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꼭 실무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특히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디자인 실무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그런 경험이 바탕이 되어, 학생들에게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줘야 합니다. 많은 수의 네덜란드 학교에서는 실무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학제적인 입장에서만 디자인을 바라보는 교육자의 비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대학은 일률적으로 서열화 되어 있고, 디자인 학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학교의 학풍과 강점을 살려서 서열이 아닌 학생들의 관심분야와 교수의 교육 방향에 따라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 입니다. WT의 경우에는 말그대로 작업실의 성격을 유지하다가 몇 년 전에 석사 과정으로 편입되었고, 얀 반 아이크의 경우에는 교육기관이라기 보다는 연구소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반적인 미술 대학 디자인 학과의 경우에도 학교의 정체성에 따른 학풍으로 구분되어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지, 상위 서열의 학교를 맹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하게 한국의 학교 서열화와 학위 중심의 교육은 이러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존립조차 불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학교의 시스템이 아닌 대안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만, 그 활동들도 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활동을 시작했을 때 인식적인 부당함을 이겨내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